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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직원의 특권과 면제

일하는 엄마의 일하는 블로그 2024.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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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직원의 특권과 면제
국제기구 직원의 특권과 면제

국제기구 직원의 특권과 면제 개념, 근거, 쟁점

국제기구 직원의 특권과 면제란 국제기구 직원이 자신의 국적국을 포함하여 본부 소재지국과 회원국 및 비회원국의 영역 내에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독립성 보장을 위해 향유하는 국내법 집행의 면제를 말한다. 국제기구 직원에게 특권과 면제를 인정하는 근거는 국제기구 직원의 중립의무를 부과하하면서 동시에 신분을 보장 및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오늘날 거의 모든 국제기구의 사무국은 'UN사무국 직원 채용에 관한 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과 같이 독립적 전문가(independent experts)인 국제공무원으로 구성된다. 이들 독립적 전문가인 국제공무원은 일면으론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의 지위에 있는 한편, 그 국제기구의 목적과 관련한 국제 협력을 위한 직무에 종사하여야 하는 국제적 성격의 지위에 있다. 이와 같이 이중적 지위에 있는 국제공무원은 본부 소재지국 및 국적국을 포함하여 회원국 및 비회원국의 영역 내에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개별국가의 이익보다는 국제기구 자체의 이익을 추구한다. 바로 이점에서 국제기구 직원에게는 국적국을 포함한 여타의 국가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구하지 않는 독립성에 관한 법제도적 보장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국제기구 설립조약들은 UN헌장 제100조에서 규정하는 것과 같이 독립성 보장(제1항)과 국제적 성격의 존중의무(제2항)에 관한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그 제도적 보장수단으로써 국제기구 직원에 대해 중립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신분보장에 관한 제도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국제기구 직원의 특권과 면제는 바로 국제기구 직원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가장 중요하며 실효적인 법제도적 보장수단이며, 이 점에서 국제기구 직원의 독립성의 보장은 그 특권과 면제에 관한 이론적 근거가 되는 것이다. UN헌장 제105조 2항도 UN직원 및 그 회원국 대표의 특권 면제가 직무수행의 독립성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기구 직원의 특권과 면제에 관해서는 대표적으로 4가지 쟁점이 논의된다. 1) 국제기구와 그 직원은 회원국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특권과 면제를 향유하는가, 2) 비회원국에 대해서 어떠한 특권과 면제를 향유하는가, 3) 비상임 직원으로서 국제기구를 대표하지 않고 개인적 자격으로 활동하는 자는 국제기구 직원의 특권과 면제를 향유하는가, 향유한다면 그 면제는 어디까지인가, 4) 국제기구에 파견된 회원국 대표와 비회원국 대표는 어떠한 특권과 면제를 향유하는가이다. 

국제기구 직원의 회원국내에서 특권과 면제

국제기구 직원은 자신의 국적국을 포함한 회원국 영역 내에서 어떠한 특권과 면제를 향유하는 가에 대해 국제기구와 회원국들은 본부협정 및 기타 조약과 협정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UN회원국 간에 체결된 '1946년 UN의 특권과 면제에 관한 협약'과 '1947년 UN전문기구의 특권과 면제에 관한 협약'이다.

1. 국제기구 직원의 회원국 내에서 면제

회원국 내에서 국제기구 직원의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면제가 인정된다. 왜냐하면 영토국뿐만 아니라 기타 국가들이 공적행위에 대해 제소하는 것은 직원의 직무수행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그 독립성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콩고사태 시 UN 평화유지 활동에 대해 일부 국가들이 이를 침략으로 규정하고 사무국 직원을 전쟁범죄로 기소하려 한 예가 있는데, 관련 국들의 기소와 위협은 면제가 보장됨으로써 평화 유지에 관한 직무수행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한편, 회원국 내에서 국제기구 직원의 사적 행위에 대한 면제 인정문제는 다소 까다롭다. 만일 사적행위에 대해 면제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국가들은 사적행위의 개념을 넓게 해석하여 직무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또한 직원의 사적 행위에 대한 기소 위협을 통해 직무수행에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 이점에서 오늘날 사무총장들의 경우에는 외교사절과 동일한 면제를 부여하여 사적행위애 대해서도 면제를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 밖의 직원들에 대해서는 국제기구 직원들은 외교관과는 달리 국적국의 집행관할권으로부터도 면제를 향유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서도 사적 행위에 관한 면제를 인정하게 되면 그 어느 국가로부터도 처벌당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점에서 사무총장을 제외한 국제기구 직원의 사적행위에 대해서는 면제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제기구 직원의 면제에 관한 국제법 규칙은 강행규범이 아니므로 국제기구 의사에 기초하여 포기될 수 있다. 다만, 그 면제의 포기는 직원 자신에 의해 행해질 수 없다. 사무총장에 대한 면제의 포기는 일반적으로 총회 또는 집행기관인 이사회에 의한다. 기타 직원에 대한 면제의 포기는 사무총장에 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제기구 직원의 회원국 내에서의 면제는 외교사절의 면제와 구분된다. 불가침성, 재판관할권 면제, 강제집행 면제라는 내용에 있어서는 외교면제와 동일하나,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면제의 범위와 정도 및 주체에 있어 차이가 있으며, 특히 직원의 독립성을 위해 국적국으로부터도 면제가 인정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 

2. 특권

국제기구 직원이 향유하는 특권에는 급여에 대한 조세의 면제, 본부 소재지국가로부터의 출입국의 자유, 가구 반입출의 자유 및 수하물 검색의 면제 등 외교사절과 유사한 특권을 향유하다. 이와 같은 특권 중에서 특히 급여에 대한 조세의 면제는 독립성의 확보와 긴밀한 관련이 있다. 한편, 비회원국에서의 특권과 면제문제와 관련하여, UN 및 기타 국제기구들은 비회원국에서 그 자신과 직원의 특권과 면제문제에 있어 관련 국가들과의 개별협정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국제기구에 파견된 국가대표의 특권과 면제

국제기구에 파견된 국가대표(delegates)는 그 기구에 대해 국가를 대표하여 활동한다. 이 점은 외교사절과 차이가 없다. 따라서 국가대표는 국제기구 소재국이나 국제회의가 개최되는 영토국가의 불법적인 간섭으로부터 그 임무 수행을 방해받아서는 안된다. 국제관습법상 국제기구에 파견된 국가대표는 1) 회의에서 연설에 관한 면제 2) 공문서의 불가침, 외국인 등록의 면제, 이동의 자유, 병역 등 공적 역무의 면제 등을 향유한다. UN의 특권과 면제에 관한 협약과 1970년 UN에서 채택된 '보편적 성격의 국제기구와의 관계에 있어 국가대표에 관한 비엔나 협약'도 이러한 특권과 면제를 인정하고 있다. 

개인적 자격으로 활동하는 비상임전문가의 특권과 면제

국제기구에는 국적국이나 국제기구를 대표하지 않으면서 개인적 자격으로 국제기구를 위한 임무에 종사하는 비상임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UN 국제법 위원회 위원, UN 인권위원회의 특별보고자 등이 그러한 예이다. UN의 특권과 면제에 관한 협약 제6조 22항은 이들에 대해, "그 직무에 관련한 여행에 소요되는 시간을 포함하여, 직무수행기간 중 직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면제를 향유하며, 특히 직무수행 중에 행한 구두 또는 서면에 의한 진술 및 행동에 관한 면제는 그 자가 UN의 직무에 더 이상 종사하지 않는 경우에도 계속 유지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점에서 개인적 자격으로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UN의 직원은 아니지만, 직무수행에 종사하고 있는 동안에는 직원과 동일한 특권과 면제를 향유한다고 인정된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Advisory opinion on Difference relating to immunity from legal process of a special rapporteur of the commission on Human Rights (1999)에서 위의 문제를 다룬 적이 있다. 이 사건은 말레이시아 법관과 변호사의 독립성에 관한 특별보고자로 경제사회이사회에 의해 임명된 말레이시아 법대 교수인 Dato'Param Cumaraswamy가 그 직무수행 중에 이루어진 언론과의 인터뷰 발언이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말레이시아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되고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법원이 UN의 면제주장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경제사회이사회가 요청한 권고적 의견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ICJ는 UN인권위원회의 특별보고자를 UN특권과 면제협약 제6조 22항에 의해 면제를 향유하는 자라고 인정하면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그 사실을 자국법원에 통고할 의무와 특별보고자의 면제를 존중할 의무가 있으며, 말레이시아법원에서 면제문제가 선결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사항이라는 권고적 의견을 내린 바 있다. 또한 이 권고적 의견은 UN 특권과 면제협약 제8조 30항에 근거하여 동 협약의 당사국인 말레이시아에게 결정적인 것으로 수락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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