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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의 무해통항

일하는 엄마의 일하는 블로그 2024.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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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의 무해통항
군함의 무해통항

군함의 무해통항의 의의

1982년 UN해양법협약 제17조는 '모든 국가의 선박은 영해에서 무해통항권을 향유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오직 선박에 대해서만 무해통항권이 인정되고 항공기에 대해서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러나 선박의 범위에 대해서는 입법의 모호성이 남아있는데, 특히 군함과 같이 비상업적, 권력적인 목적으로 운영되는 정부선박도 무해통항권을 향유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군함의 무해통항권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 1958년 과 1982년 협약에서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학설과 국가 관행이 대립하고 이에 관한 국제판례도 존재하지 않는다. 군함의 무해통항권 인정에 관한 논란은 이제 비상업용 정부선박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1958년 영해 및 접속수역에 관한 협약은 비상업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선박에 대해 상선의 규정을 준용하고 있기 때문에 무해통항권이 인정된다고 해석되지만, 1982년 해양법에 관한 UN협약은 이를 군함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함의 무해통항 법전화 노력

현재 군함이 영해에서 무해통항권을 가지느냐에 관해서는 일반 조약상 명문이 규정에 없기 때문에 해석상 대립이 되고 있지만, 이에 관한 내용을 성문화 하기 위한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몇 차례 시도되었다. 먼저 1930년의 헤이그 국제법편찬회의의 준비위원회가 군함의 무해통항권 인정 여부에 관해 각국 정부의 의견을 수집하여 군함의 무해통항권을 인정하는 초안을 작성하였으나, 이에 관하여 최종적인 합의를 보지 못하고 실패하였다. UN 국제법 위원회(ILC)는 1956년에 사전통고(prior notice) 또는 사전허가(prior authorization)를 조건으로 군함의 무해통항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협약 초안을 작성한 바 있었다. 그러나 제1차 UN해양법회의에서는 사전 허가 또는 사전통고를 조건으로 하는 원안이 부결되어, 1958년 '영해 및 접속수역에 관한 협약'은 군함의 무해통항권에 관한 아무런 명시적 규정을 두지 못했고, 그래서 이에 관한 해석을 둘러싸고 찬반이 대립되었다. '영해 및 접속수역에 관한 협약' 상 무해통항권과 관련한 규정(제14조~제17조)이 '모든 선박'에 적용되는 이상, 당연히 군함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국가도 있었고, 이에 반하여 군함의 영해 내 통항에 대하여는 사전허가제를 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구가들도 있었다. 학설상 해석도 대립하고 있었으나 당시 일반적으로 무해통항권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다. 제3차 해양법회의에서는 그동안 군함의 무해통항권을 반대하는 입장에 서있던 소련이 태도를 바꾸어 다른 해양 강대국들과 공동보조를 취하여 선진해양국들이 군함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선박에게 완전한 무해통항권을 강력히 주장하였으나 이 문제를 명시적으로 규정하는데 합의를 보지 못해 미해결 상태에 있어 찬반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군함의 무해통항에 관한 학설

1. 긍정설

군함의 무해통항권을 긍정하는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해양법 협약 협상과정에서 영해의 범위를 3해리에서 12해리로 확장하는데 동의하여 연안국의 해양관할권을 확대해 준 것은 연안국의 이익과 항행의 자유 사이의 절충으로 이에는 군함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무해통항권을 인정한 것이다. 둘째, 1958년 '영해 및 접속수역에 관한 협약' 제14조 1항과 해양법협약 제17조는 '모든 국가의 선박은 영해에서 무해통항권을 향유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조항의 제목은 '영해에서 무해통항'이라고 되어 있고 그 소제목이 '모든 선박에 적용되는 규칙'이라고 되어 있다. 또한 '영해 및 접속수역에 관한 협약' 제14조 6항과 해양법협약 제20조는 잠수함이 영해를 통과할 때는 그들의 국기를 게양하고 수면 위로 항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상업적 서비스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잠수함이 없는 상황에서 이 조항은 오로지 여기서 말하는 잠수함이란 군사적 목적의 잠수함을 말한다. 이와 같이 잠수함의 무해통항권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현재 거의 모든 잠수함은 군함에 속한다. 이러한 규정들은 일정한 조건에 따를 것을 전제로 군함에게도 영해에서 무해통항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규정이다. 셋째, 금지되지 않는 것은 허용된다는 조약해석의 원칙상 해양법협약 어느 곳에도 명문으로 군함의 무해통항권을 금지하고 있는 규정은 없기 대문에 허용된다는 것이다. 넷째, 해양법협약 제19조 2항은 무해의 통항을 규정하지 않고 유해한 행위를 규정하였는데, 이를 반대해석 하면 군함의 통항은 유해한 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정설

군함의 무해통항권을 부인하는 논거를 보면, 첫째, 군함의 영해통항은 해양법협약 제19조 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유해행위 중 여섯 번째 '군사장비의 탑재'에 해당한다. 둘째, 군함의 통항에 사전허가나 사전통고를 요구할 수 있는 연안국의 권리가 명문화되지 않은 이유는 협약의 원활한 채택을 위함이었지, 군함의 무해통항권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셋째, 군함은 단지 통항만으로도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 

사전통고문제

군함의 무해통항권과 관련한 또 하나의 쟁점은 무해통항권을 주장하는 군함은 연아국에게 사전에 통고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인지,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군함의 무해통항권을 인정하는 입장에서는 무해통항은 권리의 행사이기 때문에 원칙상 이는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반면에 1958년 '영해 및 접속수역에 관한 협약' 제23조와 1982년 해양법에 관한 UN협약 제30조는 외국군함이 영해 통항에 관한 법령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 연안국은 그 군함에 대하여 즉시 퇴거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의 '법령'중에는 사전허가 또는 사전통고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것이 요구된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현재 일부 국가들에 의해 군함의 통항에 대해 사전에 통보를 하는 관행이 확립되어 있고, 때때로 허가를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것은 연안국에게 통고 또는 허가를 받지 않고 영해를 항행하는 군함에 대하여 통항을 금지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일반규칙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가 관행에 의존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국가 관행

군함의 무해통항권에 대해서 해양법협약에 명문규정을 두는데 합의를 보지 못한 결과, 1982년 해양법에 관한 UN협약 서명 시에 무해하지 않은 통항을 방지하고 군사적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연안국의 조치에 관한 동 협약 제25조 규정을 원용하여 군함의 영해 내 통항에 대하여는 사전허가 등 기타의 국내법상의 규제조치르 ㄹ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 선언을 행한 국가들도 있었고, 이것에 반대하는 내용의 선언을 행한 국가들도 있다. 

대체로 다수의 국가들이 자국의 국내법에 의해 군함에 대해서는 사전통고 또는 사전 허가를 무해통항의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한국은 사전통고나 사전허가 등 기타 국내법상의 규제조치를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영해 및 접속수역 법'에서 3일 전 사전통고를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영해의 범위를 확대하면서도 항해자유의 원칙을 지키고자 한 형행 해양법 협약의 태도로 볼 때, 사전허가제를 취하는 것은 사전통고제를 취하는 것에 비해 합리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모든 국가의 선박은 연안국의 평화, 공공질서 및 안전을 해하지 않는 한, 영해에서 무해 통항권을 향유한다. 반면 연안국은 그 주권에 기초하여 영해사용의 조건을 정하여 선박의 통항을 규제하는 권능을 갖지만, 그 행사에 있어서 무해통항권을 부인하고 방해해서는 안 되는 일정한 국제법상의 수인의무를 부담한다. 무해통항권의 내용과 법적성질은 그 같은 통항선박의 항행이익과 연안국의 법인과의 엄격한 대립과 긴장을 전제로, 상호 간에 균형과 조정을 도모하는 것에 의하여 성립되어 왔다. 즉, 무해통항권은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를 최대한 누리려는 통항선박의 이익과 가능한 바다로 국가주권을 확대하려는 연안국의 이익 간의 타협으로부터 나왔다. 그러므로 연안국은 외국선박의 무해통항을 방해하지 않을 의무를 지는 동시에 무해하지 않은 통항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권리를 가진다. 해양에 대한 국가주권을 확대하여 준 반면에 무해통항권을 인정한 취지는 통상과 운송을 원활하게 하여 전체 국제공동체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국가주권을 일정 정도 제한하고 있는 것이므로 앞으로의 국가 관행은 해양법 협약에 따라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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