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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관할권

일하는 엄마의 일하는 블로그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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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관할권
보편관할권

보편관할권의 개념

보편관할권의 개념은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일부 견해에 의하면 보편관할권이란 국제공공정책의 문제로서 일정 형태의 범죄를 억제하는 것이 정당하여 살인과 같이 모든 국내법들이 규정하고 있는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사관할권이라고 이해한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의 보편 관할권은 국가들에 의해 일반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실제적인 가정이라고 할 수도 없다. 오늘날 보편관할권은 범죄가 행해진 장소, 범죄좌의 국적, 희상자의 국적 또는 관할권을 행사하는 국가와 그 어떤 관련성도 없이 오로지 범죄의 '성질'이 '인류에 대한 적(hostes humani generis)'라는 것에 근거하여 한 국가의 형사관할권이 지구 전체에 미치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949년 제네바 협약, 1970년 항공기 불법납치 억제를 위한 헤이그 협약, 1971년 민간항공기의 안전에 대한 불법행위 억제를 위한 몬트리올 협약, 1973년 외교관 등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인물에 대한 범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 등 일부 조약에서 aut dedere aut judicare (인도 혹은 소추)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 원칙은 이 조약들의 당사국은 문제의 범죄자가 자국 영토 내에 '현재'하고 잇는 경우, 자국 법원에 대해 형사소추하든지 아니면 관할권을 갖는 타국에게 인도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aut dedere aut judicare 원칙은 관할권을 행사하는 국가와 범죄자 사이에 일정한 관련성, 즉 범죄자가 관할권을 행사하는 국가의 영토 내에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순수한 보편관할권이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공식이 보편관할권에 해당되는지에 관해 보편관할권의 한 범주로서 이해하는 견해와 보편관할권으로 보지 않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보편관할권의 국제법적 유효성

국가관할권은 국가 주권 그 자체는 아니지만 국가 주권의 발현형태이다. 따라서 국가관할권은 국가 간에 상호 존중되어야 한다. 국가관할권 문제를 국제법이 규율하는 목적은 한 국가의 관할권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하여 타 국가의 관할권을 침해하거나 부인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만약 한 국가의 관할권이 타국의 주권 또는 관할권을 침해하거나 부인한다면 그러한 관할권 원칙 및 그 행사는 국제법 상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한 국가의 관할권이 국제법상 유효하기 위해서는 1) 사람, 사물, 사건과 관할권을 행사하는 국가의 주권이 구체적으로 발현될 수 있는 근거(관련성)가 있어야 하고, 2) 사람, 사물, 사건이 존재하거나 발생하는 장소의 국가 주권과 국내법을 침해하거나 부인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수동적 속인주의는 피해자가 자신의 국민이라는 관련성은 갖기 때문에 첫 번째 조건은 충족하지만 행위지국의 법률에 의해서는 범죄가 되지 않는 행위에 대하여 자국의 법에 의해 범죄로 규정될 수 있기 때문에 두 번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국제법상 그 유효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보편관할권은 관할권을 행사하는 국가와 사람, 사물, 사건 간에 어떤 관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행위지국 등의 관할권을 갖는 국가의 국내문제에 개입한다. 따라서 보편관할권은 원칙적으로 국제법상의 유효성이 인정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보편관할권은 범죄의 법적 성질이 인류에 대한 적이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국제법상 그 유효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보편관할권이 인정되는 범죄의 범위에는 어떠한 범죄가 '인류에 대한 적'이라는 관념에 합치할 수 있을 만큼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중대한 위협 또는 국제법 하의 범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행사 역시 타국의 국내문제 또는 관할권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보편관할권이 적용되는 대상 범죄

일반국제법상 보편관할권이 이론의 여지없이 인정되는 범죄는 해적행위(piracy)이다. 최근에는 1949년 Geneva 협약과 1977년 제1 추가의정서의 중대한 위반행위 및 1984년 고문방지 협약 제7조의 고문을 포함한 인도에 반하는 죄, 집단살해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등도 일반국제법상 보편관할권의 대상범죄로서 일반적으로 인정된다. 반면에 테러범죄 등의 경우에는 비록 여러 국가의 법익을 침해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반국제법상 보편관할구너의 대상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다. 

보편관할권과 국가주권 또는 관할권의 충돌

보편관할권원칙과 영토주권의 충돌에 관한 대표적 판례가 Arrest Warrant case(2002, ICJ)이다. 이 사건에서 콩고는 벨기에가 콩고외무부장관인 Yerodia에 대해 1993년 '1949년 8월 12일 국제제네바협약과 1977년 6월 8일 추가의정서 1,2의 중대한 위반의 처벌에 관한 법' 제7조의 보편관할권에 근거하여 전쟁범죄와 인도에 반하는 죄를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국제적으로 배포한 것은 '국가는 타 국가 영토 내에서 자신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원칙과.. 모든 UN회원국 간의 주권평등원칙을 위반하였다'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벨기에는 '영토박에 있는 사람에 대해 수사 또는 소추를 개시하는 것은 그 어떤 국제법 규칙도 위반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답하였다. 이 문제는 당초 콩고에 의해 ICJ 부탁되었으나 철회되었기 때문에 ICJ는 이에 관해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판사들은 separate opinion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었다. 

 (1) 보편관할권 행사의 영토적 제약성을 인정하는 입장

ICJ 재판소장인 Guillaume, Ranjeva, Rezek은 해적행위에 대한 보편관할권을 제외하고 그 어떤 범죄에 대한 보편관할권도 범죄자가 자국 영토 내에 들어오지 않는 한, 행사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들은 이 사건에 있어 벨기에의 국제체포영장 발부와 배포는 범죄자가 영토 내에 있지 않은 경우에는 취할 수 없는 사법작용이며, 벨기에 판사는 국제법에 양립하지 않는 보편관할권에 근거하여 스스로가 Yerodia에 대한 소추 권한을 갖는다는 잘못을 범하였다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벨기에의 국제체포영장의 발부는 그러한 권한을 인정하는 국제법 규칙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논리이다. 

 (2) 보편관할권 집행의 영토적 제약성을 부정하는 입장

Higgins, Kooiojimanns, Beurgenthal 판사는 벨기에의 행동이 자유를 제한하는 유일한 금지규칙은 형사관할권은 영토국의 허가 없이 타 국가 영토 내에서 행사될 수 없다는 것뿐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벨기에의 체포영장은 벨기에 내에서 Yerodia의 체포를 목표로 한 것이며, 제3 국의 재량 하에 제3 국에서의 체포를 의도한 것이기 때문에 '국가는 타국의 승인 없이 그 영토 내에서 자신의 형사관할권을 행사하여서는 안된다'는 금지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본다. 또한 aut dedere aut judicare 공식을 규정하고 있는 조약들이 분명히 범죄자가 영토 내에 현재 할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것은 의무적 보편 관할권을 행사함에 있어 필요한 조건이며, 이러한 aut dedere aut judicare 공식에 관한 규정들이 재량적 보편관할권을 배제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Lotus  case에서 제시된 '주권의 제한은 추정될 수 없으며, 금지되지 않는 것은 허용된다'는 법리를 유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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